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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STITUTE OF EDUCATION 부산대학교 평생교육원 21세기 지식기반사회의 당당한 구성원을 배출하는 교육의 터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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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창작 아카데미 를 마치다

s*h5312 2012-12-02 6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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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아카데미를 마치다.

 

거실 벽에 상장 두개가 떠억 하니 걸렸다. 남편이 액자에 넣어 걸어둔 것이다.

이번에 동서 문학과 경남문학 신춘공모전에 당선되어 받은 상장이다.

지난해에 부산대 수필창작 아카데미를 1년 공부하고 꾸준히 글을 쓴 노력의 결과물이기도 하다.

처음 교육원에 등록을 하고 자기 소개를 하던 날이 떠오른다.

다들 또박또박 여유 있게 말도 잘해 주눅 들어 잔뜩 긴장했던 첫 수업 날이,

입을 오물오물 좌우로 움직여 근육을 풀고 심호흡을 하며 나 자신에게 잘 할 수 있어 하고 주문을 걸던 날이 어제 일 같은데 벌서 1년 전의 일이다.

수필 공부는 정말 생각지도 않았던 일이다. 평소 지병이 있어 환우들 카페에 글을 올리곤 했는데 그 카페에 부산 사는 회원이 수필아카데미에 등록을 했다고 하여 나도 등록을 했다. 친구 따라 강남 간다고 시작했지만 울산에서 부산까지의 거리도 있고 건강도 좋지 않는 상태라 끝까지 할 수 있으려나. 했는데 한 번도 빠지지 않고 다녔다.

교수님은 한 눈에 봐도 멋쟁이 임을 알 수 있는 분이셨다. 알맞게 잘 다듬어진 풍채에 낮고 부드러운 중저음의 목소리는 문학이란 학문과 너무 잘 어울렸다. 수업 도중 가끔씩 시를 낭송 할 때는 소녀시절로 돌아간 듯 행복한 기분에 빠졌다.

친구랑 일찍 만나 교정을 걷는 기분도 그럴 수 없이 좋았다. 무엇보다 즐거웠던 일은 ‘문학기행’ 이었다. 새벽부터 일어나 부산을 떨며 갔던 박경리 문학관이며 이병주 문학관은 평소 그의 팬 이였던 나를 한껏 들뜨게 했고 다녀온 후엔 한편의 수필을 낳게 하였다. 그러나 이론이 끝나고 실전에 돌입한 순간 체계적인 글쓰기 공부를 한적 없는 내 글은 많은 지적을 받았고 뭐든 가볍게 쓰고 맞춤법도 엉망인 성의 없는 글쓰기 습관은 때론 호된 꾸지람도 들었다. 그러나 그 꾸중은 나의 화두가 되게 했고 꼭 제대로 된 글 한편 쓰리란 다짐을 하게 했다. 기분 내키는 대로 쓰면서 “이리저리 썼지만 알아서 읽으소.” 하며 주석을 달아 놓으면 그 뿐이던 나의 글이 점점 깎이고 다듬어져 가기 시작한 것이다.

그리고 그 결과물로 받은 상인 것이다. 상도 상이지만 나는 나의 노력에 스스로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 먼 길을 다닌 내게 교수님도 특별상을 주고 싶다고 하셨지만 장미꽃 한 송이 외는 주시지 않았고 그건 나뿐만 아니라 수료생 모두에게 주었다. 대신 나는 교수님에게 손수건 한 장을 드렸다. 잘 가르쳐 주신 교수님에게 땀 닦으라는 의미로, 허나 이것이 특별상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서로에게 주는 상이라고 감히 말 하고 싶다.

자갈밭에 구르던 돌멩이 같은 내 글을 빛나는 보석으로 세공하게 해준 부산대 평생교육원 수필창작 아카데미와 정진농 교수님, 늦게 찾아온 그 인연에 감사드리며 나는 그 인연을 소중히 하리라 다짐한다.

 

서영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