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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STITUTE OF EDUCATION 부산대학교 평생교육원 21세기 지식기반사회의 당당한 구성원을 배출하는 교육의 터전

수강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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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독서지도사- 수업을 마칠 무렵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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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향한 발자국을 남기며

 

벌써 11월도 지나고, ‘어린이 독서지도자’ 수업도 막바지에 들어섰다. 오래 전부터 벼르던 수업이라 큰 기대를 안고 수강 접수를 했다. 벌써 몇 년 전부터 이 수업을 듣고 싶었다. 울주군에서의 많은 지원으로 양질의 수업을 부산이 아닌 울산에서, 그것도 집 가까이에서 들을 수 있다는 정보를 듣고 얼마나 기뻤던지·······.

 

재작년에 처음 알았을 땐, 이미 인원이 초과되어서 등록할 수가 없었다. ‘대기자 9번’이라는 전화기 너머의 안내자 말에 실망을 누르고 내년을 기대했었다. 다시 작년에 접수를 하려니 장소가 온산이란다. 이런, 이번엔 거리가 문제가 되었다. 일찍부터 벼르고 12월부터 홈페이지를 기웃거렸건만, 방과 후 강사 일을 병행하며 수업을 들어야 했기에 여의치가 않았다. 다시 한 해가 흘렀다. 올 해도 일찍부터 서둘러 접수를 하리라 마음먹고 홈페이지를 방문했다. “야호”, 올 해는 일찍 서두른 덕에 안전(?)하게 접수를 하였고, 장소도 집과 가까운 곳이어서 너무 좋았다.

 

책과 가까이 하고 싶고 이야기를 쓰고 싶었다. 본질을 생각하고 자신을 찾기 위해 방황하는 내면의 어린아이를, 동화라는 형식을 빌려 표현하여 아이들의 마음을 이해하고 위로하고 싶었다. 아니 솔직히는 내가 위로받고 싶은 지도 모르겠다. 어릴 적의 나는 혼자 있기 좋아하고 혼자 관찰하고 무언가를 깊이 생각하길 잘하였다. 오히려 중·고등 시절보다 더 철학적인 아이였다. 큰 병은 없었지만 잔병치레를 많이 한 나는, 나를 찾기 위한 ‘자아찾기’에 열중한 것이 아니었나 싶다. 요즘은 좋은 책들이 길잡이가 되고 있지만, 70년대만 해도 아이들을 위한 책은 외국명작 시리즈가 주를 이루었고, 책도 흔하지 않았다. 그저 공상을 좋아하는 조용한 아이로 자랐다.

 

‘어린이 독서지도사’ 눈이 번쩍 뜨였다. 오래 전 그러니까 9년쯤 전이다. 문화센터에서 하는 ‘독서지도자 과정’이라는 수업을 들었었다. 6개월 과정이었는데, 기대에는 못 미쳤지만 재미있게 수업에 임했다. 지금 중학생인 아들이 6살 때였다. 거기에서 얻은 큰 소득은 ‘아이에게 많은 책을 읽어 주어라’는 것이다. ‘언제까지 읽어 주어라’ 하는 것은 없으며 아이가 읽어 달라고 하면 중학생이 되어도 읽어 주어라고 하였다. 그래서 기분 좋게, 때로는 귀찮아도 거의 매일 책을 읽어 주었다. 덕분에 아이는 책을 좋아하게 되었고 잘하지는 않지만 글을 쓰는데 큰 부담을 느끼지는 않는 것 같다. 일단은 성공이다. 그렇지만 무언가 부족한 느낌은 떨쳐버릴 수가 없었다.

 

그러다 부산대 평생교육원의 어린이 독서지도사 수업을 알게 되었다. 우여곡절 끝에 등록을 하고 설레는 기분으로 첫 수업을 들었다. 입학식 날 수업을 시작으로 강의실에서의 첫 수업은 글쓰기 수업이었다. 아동작가의 깊이 있고 진솔한 강의가 마음에 와 닿았다. ‘삶을 가꾸는 글쓰기’ 첫 수업내용이었다. ‘좋은 글이란 먼저 나를 감동시켜야 한다. 내가 감동하지 못하면 남도 감동시킬 수 없다’는 선생님의 말씀이 나를 감동시켰다. 글을 쓰고 싶다는 꿈을 다시금 일깨워 주었다. 사실 글을 잘 쓰지는 못한다. 그런데 내 가슴속에서 웅크리고 있는 무언가를 꺼내어 보고 싶다는 생각은 한번 씩 불쑥 머리를 들이민다. 내 나이 벌써 불혹을 훨씬 넘어 섰지만 아이 적의 순수한 상상력은 소중하게 생각되고, 이런 느낌들을 밖으로 나타내어 표현하고 싶은 마음은 식지 않았다. 물론 끝내 꿈을 꿈만으로 간직할 수도 있다. 그 꿈을 내 속에서 키우며 아이들을 가르치는 것으로 대리만족 할 수도 있지만, 아직은 많은 여생이 나를 기다리고 있으니 섣부른 판단을 할 필요는 없겠지?

 

나를 키우는데 큰 몫을 한 이 수업의 가장 큰 장점은 전문분야의 우수한 강사진이다. 그림책 분야, 글쓰기 분야, 동화분야, 거기에 인성을 생각한 감성분야까지. 한 강좌에서 여러 전문분야의 강사에게 심도 있는 수업을 들을 수 있다는 것이 이 수업의 큰 매력이다. 다시 대학생이 된 기분으로 수업에 임했다. 때론 과제의 부담을 느끼기도 하지만 즐겁고 재미있다. 그리고 배움에의 끈을 놓지 않고 열성적으로 같이 수업 받는 수강생들과의 좋은 만남도 소중하다. 이제 수업이 끝나가는 것이 아쉽기도 하지만 뿌듯하다. 내년에는 어떤 수업이 여기 울산에 개설될까? 미술심리도 배워보고 싶은 분야이다. 지인들은 기대 속에 개설과목에 집중하고 있으며, 더 다양한 과목이 개설되어 수업 들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 나 또한 마찬가지다. 그리고 다른 평생교육원이 아닌 부산대 평생교육원에서 수업듣기를 원한다. 기대에 부응하는 좋은 강사진임을 믿기에 부산으로 달려가서라도 수업 듣기를 원하는 지인도 있다.

이 글을 마무리하며 부산대 평생교육원과 울주군에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추운 겨울 건강하게 보내세요.

2012년 -어린이 독서지도사- (울주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