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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STITUTE OF EDUCATION 부산대학교 평생교육원 21세기 지식기반사회의 당당한 구성원을 배출하는 교육의 터전

수강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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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오늘은 무슨책 읽어주실거예요?

m*yyoung 2012-12-01 775
121.145.129.12

“선생님~~ 오늘은 무슨 책 읽어 주실 거예요~~?”

초롱초롱한 아이들의 눈망울이 나를 바라보며 애타게 뭊고 있다.

“글세~~ 어떤 책일까~~?”

“오늘은 책을 읽어 주는게 아니고, 아름다운 시를 낭송해 줄거예요. 모두 눈을 감고 조용히 귀 기울여서 들어 보도록 해요. 잠이 오면 잠을 자도 좋고, 귀가 즐거우면 같이 시 속으로 들어와도 좋아요~~”

“와~~”

아이들은 너도 나도 할것 없이 모두 환호성이다.

두꺼운 잠바를 덮으며 책상에 엎드리는 아이, 뽀얀 턱에 손을 궤는 아이, 의자 등받이에 등을 기대어 편하게 자리 잡은 아이.... 모두가 저마다의 자세를 잡으며 어서 내가 시를 읽어주기를 기다리고 있다.

나는 먼저 오늘 읽어줄 시집을 보여 주었다.

제목은 <할아버지 요강>. 임길택 시인이 1995년 시골초등학교에서 교단생활중 아이들과 함께 생활하며 쓴 시란다.

나는 항상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기 전에는 작가와 책을 쓰게 된 배경정도를 사전지식으로 간략하게 소개해 주고 수업을 시작한다. 그리하면 아이들은 그림책을 보든, 시집을 접하든 다른 어떤 책을 접하든지, 본 내용에 들어가서 더 재미있게 책을 접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시집에서 몇 편을 골라 읽어 준 후 아이들에게 읽는 간간히 느낌을 말해 보게 하였다. 5학년은 시기적으로 감수성이 풍부한 때라서 그런지 자신들의 생활과 빚대어 느낌말하기가 수월하게 잘 진행되었다. 독후활동으로 진행된 감상문쓰기 또한 기대 이상으로 훌륭하였다.

 

초등학교 재량활동 시간에 독서논술가르치미로 활동한지 1년.

첫 시간부터 이렇게 자연스러운 수업시간이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나름 교육을 받고 투입된 학습봉사교사였지만, 왠지 내 자신이 미흡한 듯 해서 불안했고, 수업시간에도 아이들에게 거짓말을 하는 느낌이었다. 그래서 더 공부해보리라 마음먹고 등록하게 된 것이 <어린이독서지도사>과정이었다. 특히 그 과정중 습득한 글쓰기 방법이나 어린이의 발달 단계별 특징과 관련된 그림책읽기 지도방법등은 지금 내가 당장에 학교에 수업을 나가면서 필요한 교수법이었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평생교육원에 수업을 들으러 오는날이 내가 다음 수업에 나가서 할 수업의 힌트를 얻어가는 날이 된 셈이었다.

 

수업이 끝나면 집에 돌아와서 다음날 있을 수업의 계획안을 정신없이 수정하고 너무나 흡족해 하던 내모습....학기초에 어느정도 연간계획안을 만들어 놓긴 했지만, 초보교사인 내가 만들었으니 허술하기 그지없는 것은 당연했다. 그렇기에 새로운 정보를 접할 때마다 수정하고 또 수정했었기에, 평생교육원 수업후의 수정이 마지막이 되었던 것이다.

 

<할아버지 요강> 또한 평생교육원 수업시간에 팀원들과 같이 작가 분석을 통해 접해본 임길택 시인이 너무나 마음에 들어 우리 아이들에게 꼭 소개해 주고 싶은 마음에 선택하게 된 시였다. 교사 마음에 흡족하니 결과가 좋을 수 밖에 없었나보다. 아이들도 대만족이었던 것이다.

<어린이 독서지도사>과정의 마지막은 자격증취득이 되겠지만, 이 과정은 내가 학교 수업을 나가면서 우리 아이들에게 좋은 책을 그 아이들의 발달 단계에 맞게 읽어 줄 수 있는 도움을 받게 해 준 과정이기에 너무나 감사하다. 내가 수업에 들어가면 “선생님 오늘은 어떤책 읽어 주실거예요?” 라고 5.6학년 아이들조차 물어볼 수 있게 해 줘서 너무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