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킵네비게이션

INSTITUTE OF EDUCATION 부산대학교 평생교육원 21세기 지식기반사회의 당당한 구성원을 배출하는 교육의 터전

수강후기

글자크기 공유
인쇄

정통요가 지도자 수료후기

s*numma 2012-06-25 823
27.35.161.105

정통 요가지도자 과정을 마치며

 

                                                      수강생 : 손 은 정

 화요일.. 수요일만 되면 아침부터 정신이 없었다.
아침 6시 30에 일어나서 씻고 아이들 깨우고 이제 두돌 지난 아들, 6살배기 딸은 엄마 때문에 졸린눈을 비비며 일어나야했다. “ 엄마 요가 공부하러 가는날이야. 얼른 일어나야해. 엄마 도와줄꺼지? ^^ 일어나서 얼른 밥먹자~” 그리고는 아침 먹이고, 씻기고, 입혀서 아직 어린 아들은 친정집으로 딸은 유치원으로 보내며 바쁘게 버스를 타고 왔다. 아침에 3살 배기 아들이 마음이라도 틀어지는 날엔 마음 달래고 보내느라 100번 버스를 내려 무용실까지 숨이 턱에 차도록 뛰어 가기도 했다.
가끔은 내년정도에 시작할걸 그랬나 싶기도 했지만. 배우고 싶은 생각에 내년은 너무나 길게 느껴졌다. 그래서 아이들이 화,수 만 조금 불편해더라도 시작해보기로 했다..

 내 나이 34살.. 20살적부터 시작해서 수영강사로 일하며 첫아이 놓기 전까지 일해 왔었지만. 요가라는 매력에 빠진건 얼마되지 않았다. 요가에 먼저 몸담은 시누형님의 소개로 요가를 접하게 되었지만 나하고 요가가 맞을꺼라고는 생각도 하지 못했다. 고3시절 체대입시를 하고 동아대 입시를 치게되었는데 일년을 열심히 운동하고 노력했지만 시험치는 당일날도 유연성 종목에서 여자로써는 거의 최하위 수준의 성적을 받았다. 다행히 기타 다른 종목에서 상위성적을 받아 합격할 수는 있었지만. 내생에 그날의 기억은 참 씁쓸했다.

  그런 내가 요가를 한다는건 정말 믿기 힘든일이나 마찬가지이다. 하지만 요가라는게 꼭 유연한 사람만하는게 아니라는걸 조금씩 알게 되었다. 유연한 사람이 하루면 할 것을 난 6개월 7개월이 걸린 동작도 있었다. 하지만 노력하면 조금씩 이루어지는 요가의 매력에 점점 빠지게 되었다. 그래서 좀더 자세히 요가를 접하고 배우고 싶었다. 그리고 요가는 단지 몸동작이 다가 아니라는것도 조금씩 느끼게 되었다.
한동작 한동작.. 10명의 사람이 있으면 하나하나 그 사람에게 맞는 동작이 있고 또 이사람 에겐 좋은 동작이지만 어떤 사람에겐 정말 해가 될수도 있는 동작들도 많았다. 동작 하나하나의 공부가 필요했고 궁금하고 알고싶어졌다. 그래서 소개를 받은곳이 부산대학교 평생교육원의 정통지도자 과정이었다.  

 처음엔 아이들 돌보며 화,수 매번 갈수 있을까 가끔 한번은 빠지더라도 일단 다녀보자..그런 생각으로 수업을 들었다. 하지만 수업 둘째날 친척분 초상이 나서 결석을 하게 되었는데 미리 전화를 안주셨다고 전화 오셔서 따끔이 말씀하시는데.. 아 내가 수업을 너무 쉽게 생각 했구나 싶어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그 계기로 더욱 정신 차리고 수업시에 지각이나 결석을 하지 않도록 신경을 쓰게 되었다. 그렇게 시작된 요가 수업은 4개월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지만. 지나서 돌이켜보니 참 시간이 빨리도 흐른 것 같다. 

 처음엔 요가 총론, 인도 이야기, 인도 철학, 어렵게만 느껴지고 이런 내용들을 꼭 알아야 하나 싶을 정도로 정통 요가지도자 과정의 요가 수업의 내용은 너무나 많았다. 하지만 날이 갈수록 하나 라도 놓지고 싶지 않은 마음에 메모하고 집에 가선 요가책도 뒤적이게 되었다. 물론 어쩔수 없이 아이들이 아프고 해서 결석한 날이 2-3번 있다.
하지만 아이들 때문에 하루라도 결석 하면 안가서 편하네.. 라기 보다는 오늘은 뭘했을까? 궁금하고 서운함 마음이 들기도 했다.

 물론 귀찮고 힘든적게 느껴진적도 있었다. 요가 리포트를 한달에 한 개정도씩해서 2개냈는데 내는 전날밤은 아이들 재우고 쓰느라 새벽 3-4시까지 잠을 설치며 쓰곤했다. 하지만 그렇게 요가에 대해 더욱 깊이있게 배울수 있었고 또 교수님의 “리포트 잘썼다”는 말씀 한마디에 결혼하고 8년 아이들 키우느라 내 자신을 돌아보지 못하고 아이들에게만 전념했던 내 인생에 너무나 행복하고 나 자신을 다시 되찾은 느낌도 들기도 했다.

 마지막달에 한 실습 프로그램도 참 괜찮았다. 수강생들 한명씩 돌아가며 1시간씩 수업을혼자서 진행해보는 것이었는데.. 처음엔 어떡해하지 싶어서 부담스럽게 느껴졌는데 그렇게 하면서 요가 프로그램도 짜보고, 모두 앞에서 수업도 해보니 뿌듯하기도 하고 자신감도 생기는 계기가 될수 있었다. 물론 다른 분들의 수업으로 나 또한 더욱 많은 것을 배우게 되었다.  

 마지막으로 정통요가 수업중에 제일 좋았던 것은 바로 야외수업이었다 누구나 어릴 때 소풍가는게 즐겁고 설레 였을 것이다. 그런데 처음에는 야외수업을 가신다길래. 요가 수업에 야외수업이 왜 필요할까.? 산성마을에 가서 맛있는거 먹으며 이야기 나누는 건가보다. 친목도모?..그런건가 보다..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내 생각과 너무도 다른 야외수업 이었다.

 야외수업을 4월 6월 금정산성으로 두번 다녀왔는데, 처음 4월에 갔던날은 비가 너무 많이 와서 우산을 쓰고 산행을 했었다. 처음엔 이 비오는날에 무슨 산행? 인가 했지만. 국청사?인가 하는 절도 구경하고 야생화도 뽑고 산 여기 저기 나무 이름도 배우며, 우산에 떨어지는 빗소리를 들으며 걷는 산행의 맛은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 보다 더욱 즐거운 일이었다.

 그리고 두 번째 다녀온 마지막 산행.. 비는 오지 않았지만. 날씨가 흐려서 사람이 많이는 없었다. 새도 보고 밤나무 냄새도 맡으며 요가 이야기를 나누며 걷는 산행은 정말 행복한 일이었다. 그리고 산속에 있는 마당이 있는 평상에 앉아서 요가 공부도 하고 도토리묵, 국수. 파전, 두부김치도 먹었는데 다녀오고 나서도 매일 생각나는 그 맛은 잊을수가 없다. 물도 얼마나 맑은지 다슬기도 살고 있었다. 곧 우리 아이들과 가족이 함께 꼭 다시 와봐야지 하는 마음으로 산을 내려왔다.  

 이렇게 요가수업은 거의 마무리가 되었고 낼 모레 한번의 마지막 수업을 남겨놓고 있다. 결혼하고 아이들 키우느라 정신 없이 지나간 8년.. 내가 다시 사회속으로 발을 내딛는데 걸린 시간과 같다. 여자는 결혼과 함께 찾아오는 육아 때문에 사회생활도 힘들고. 집에서 생기는 각종 스트레스 등으로 많이 지치고 힘이든다. 그런 나에게 정통요가지도자 과정의 이 수업은 너무나 꿀맛 같았고 행복했다.

이제는 화요일이 되면 가방을 뒤로 매고 부산대 언덕을 오르는 일이 없어졌지만. 아이들이 좀더 자라면 다시 꼭 배움을 계속 하고 싶다.

최진태 교수님.. 아버지 같고 오랜 스승님 같으신 교수님 그동안 감사 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