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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STITUTE OF EDUCATION 부산대학교 평생교육원 21세기 지식기반사회의 당당한 구성원을 배출하는 교육의 터전

수강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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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독서지도사(울주) 수료후기

h*eivf 2012-06-21 6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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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움을 통한 성장이 있었던 한 학기를 보내며...

울주군 수강자 : 박 희

 

 결혼 10년 만에 자유시간이 주어졌다. 초등 3학년, 6살과 5살된 딸들을 교육기관에 보내면서 주어진 시간이다. 처음에는 이 시간에 직장을 구해서 돈을 벌거나 의미있는 자원봉사를 할까 생각했었다. 고심 끝에 울주군에서 지원하는 울주아카데미 평생교육을 신청하게 되었다. 무엇보다 지난 10년 동안 ‘나’의 삶은 아이들의 엄마, 한 남자의 아내, 며느리로 살아왔던터라 ‘나’라는 존재를 다시 찾고 싶었던 것이다.

하지만 10년 동안 굳어진 내 삶은 평생교육 신청을 할 때도 드러났다. 책을 좋아하는 아이들을 어떻게 하면 더 효율적으로 교육시킬 수 있을까 해서 ‘어린이 독서 지도사’을 한 것이다. 또 초등학교 3학년인 첫째 딸을 어떻게 하면 자기주도적인 학습을 시킬 수 있을까 해서 ‘자기주도 학습 상담사’를 신청했다. 여전히 배움에 있어서도 나는 엄마로서의 역할에 충실하고 있음을 보게 되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한 학기 수업을 듣는 동안 처음 수업을 신청했을 때의 나의 동기와는 다르게 우리 아이들이 아닌 나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이 되었다. 이번 학기는 그야말로 ‘나를 찾아가는 여행’과 같았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자기주도 학습 상담사 첫 수업시간에는 자기 소개하는 시간이 있었는데 다른 사람들 앞에서 나를 소개하는 정말 오랜만의 경험이었다. 그렇게 시작된 수업은 나의 어린시절을 보게 했고 상처받고 닫혀 있던 나의 내면도 보게 했다. 나의 어린시절에 억압당했던 경험이 컨디션이 좋지 않은 일상에서 고스란히 드러났는데 주로 분노로 표출되었다. 이는 고스란히 아이들의 몫이 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수업을 통해 이런 분노의 원인이 무엇인지, 왜 내가 그런 행동을 하게 되었는지를 발견하게 된 것이다. 수업은 어느 덧 나를 찾아가는 상담소가 된 셈이다. 차츰 차츰 나자신을 찾아가면서 내면도 질서를 찾아가고 있었다.

나의 변화를 가장 먼저 알아차린 것은 아이들이었다. 월요일 수업을 마치고 올 때면 아이들은 그날 하루 아무런 통제나 제재없이 실컷 놀며 천국을 맛보게 되었다. 아이들의 해맑은 웃음과 행복에 겨운 얼굴을 보면서 빠르게 가기 보다 바른 길을 가는 것이 맞고, 자녀를 키우는 것은 기술 아니라 태도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어린이 독서 지도사 수업을 들으면서는 내 생활방식이 달라졌다. 매일매일 손에 책을 들고 다니는 것은 물론이고, 잠을 줄여가며 늦게까지 책을 읽거나 너무 피곤한 때에는 새벽에 일어나 독서를 했다. 뿐만 아니라 독서의 폭도 넓어졌다. 이전까지는 기독교 서적 위주로 읽었는데 이번에 아동문학을 접하면서 아동문학의 매력에 빠졌을 뿐만 아니라 독서의 지평 또한 넓어졌다. 예전에 나는 세 아이를 양육하고 남편을 내조하는 일로도 늘 분주하였기에 책 읽을 마음의 여유와 시간이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읽을 책들이 정해지고 읽으려고 시도해 보니 신기하게도 없던 시간이 막 생겨나는 것이 아닌가! 짜투리 시간을 이용해 책 읽는 재미는 또한 별미였다. 밤늦게까지 책을 읽는 나의 모습을 보면서 남편은 제2의 학령기를 보내고 있는 것 같다면서 이러다가 문학소녀가 되겠다는 말을 했다.

독지사 수업은 네 명의 교수님들의 열의를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한분 한분의 강의들을 놓칠 수 없어서 딸아이의 공개수업과 독지사 수업이 겹쳤을 때도 초등학교 딸아이의 공개수업에 남편을 대신 보내기도 했다. 이 강의가 얼마나 주옥같았는지는 나의 출석부가 말해줄 것이다. 두 강좌 모두 100%의 출석률을 기록했다.

 이번 학기에 두 강좌를 들으면서 가장 감사한 것은 배움의 즐거움과 배움을 통한 성장일 것이다. 전업주부로 10년을 보내면서 스스로 퇴물이 되어간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는데 이번 학기의 배움을 통해 성장에 대한 기대가 생겨났다. 게다가 배움이 나의 가슴을 뛰게 하는 것을 알고 새로운 배움과 도전에 대한 자신감을 얻었다. 그 자신감은 나 뿐만 아니라 우리 가족과 내 주변 사람들까지 행복하게 만드는 동력이 되고 있다. 끝이 보이지 않았던 이번 학기 수업이 마무리 되어 기쁘고 방학 동안 배웠던 것을 반추하며 새로운 도전들을 감행해 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