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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STITUTE OF EDUCATION 부산대학교 평생교육원 21세기 지식기반사회의 당당한 구성원을 배출하는 교육의 터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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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심리상담사 수료후기

o*caralice 2012-06-18 7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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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강후기 - 세상을 향한 당당한 첫발을 독서치료와 함께

2012.6. 김 점순

요즈음 난 전화한통의 위력이 대단하다는 걸 새삼 실감하고 있다. 이야기인즉 작년 이맘때 딸아이 학교에서 학부모를 위한 프로그램에 참여해달라는 선생님의 연락을 받았다. 평소 거절의 문화에 익숙하지 못한 성격에 얼떨결에‘네’라는 대답을 했고 8회기의 독서치료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되었다. 그러나 여태 알지 못했던 영역에 대해 조금 맛만 보았을 뿐 그냥 이대로 접기엔 나의 지적욕구가 도저히 인정할 수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졸업한 지 25년 만에 모교의 홈페이지를 두드리게 되었고 이미 강좌는 많이 진행되어 내년을 기약하는 상황이었고 못내 아쉬웠다. 하지만 내년 수강을 위해 약간의 정보를 얻고 몇 개월의 기다림이 설렘으로 전환되어 한껏 기대에 부풀어 있었다. 밤늦게 마치는 시간도 전혀 아랑곳하지 않았고 남편의 절대적인 지지도 한 몫을 한 까닭에 기다리기만 하면 되었다. 그러는 사이 몇 명의 엄마들과 함께 동아리를 결성하여 구청에서 지원하는 동아리 활성화 프로그램에 선정되었고 동아리멤버들과 독서를 꾸준히 하고 있었다. 드디어 개강일이 되었고 결혼 후 그동안 나만을 위한 강좌나 시간들을 온전히 가져보지 못한 나로서는 그 시간들이 정말 소중하게 여겨졌다.

시간이 가면서 나 자신을 찾는 활동은 물론 동아리멤버들에게도 양질의 정보를 제공하는 것은 또 다른 보람이었고 독서심리상담사 강좌는 마치 내게는 운명과 같은 만남이었다. 매주 인간의 내면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상황에 따른 매체를 통하여 치유적 말하기, 글쓰기는 내겐 무척이나 귀한 시간들이어서 하나도 빼놓을 수 없었다. 강사님의 멘트, 참여자들의 이야기, 어느 것 하나- 단 한마디도 놓치고 싶지 않았고 온전하게 나만의 시간으로 몰입했다. 이러한 일련의 모든 작업들이 진정 나의 내면을 들여다보게 했고 그 속에서 나의 문제들을 발견하고 그것들의 근원을 치유하고, 나누는 일의 연속은 내게 새로운 긍정의 에너지를 만들어 주었으며 꺼져가고 있던 나의 열정에 다시 불을 붙였다.

여러 매체와 영상들 속에서 내 모습을 발견했고 그것은 나만이 갖고 있는 특이한 문제가 아니라 인간이면 누구나 갖는 문제이고 누구나 그럴 수도 있다는 데 큰 위안을 얻게 되었다. 그토록 나를 옥죄어왔던 일들이 내 안에서 하나 둘 끄집어내어지고 그것을 해결하려고 하는 모습에서 밑바닥이던 자존감은 향상되고 참여자들과 함께 하는 시간 속에서 공감하고 긍정적인 피드백을 함으로써 공동체의식을 함양할 수 있었다. 소중한 그 시간들이 1학기 내내 나에겐 설렘 그 자체였다.

내가 세상에서 가장 존경하면서도 가장 안쓰러워하는 존재로 내 곁에 머물렀던 사랑하는 그녀, 나의 엄마. 난 그녀와 절대로 같은 길을 가지 않으리라 수없이 다짐했건만 내 삶의 일부분에서 그녀의 모습을 직시하고는 아연실색했다. 얼마 전 그녀가 세상을 떠났을 땐 내가 독서치료를 만나지 못했더라면 지금의 내 모습은 상상도 못했을 것이며 아무도 찾지 못할 어딘가에 있을 지도 모를 일이었다. 내 마음 한 쪽 모퉁이에 자리 잡은 그녀는 내 삶의 버팀목이었으며 지금껏 나를 존재하게 해준 밑거름이자 자양분이었다. 그녀의 죽음은 분명 내 근간이 흔들리는 너무도 큰일이었지만 비틀거리지 않고 오히려 단단하게 설 수 있는 것은 바로 지속적인 독서치료 덕분이라 확신한다. 물 흐르듯 자연스럽고 편안한 분위기를 만들어 주시는 김경숙 강사님의 진행과 책이라는 매체를 통하여 내면의 일렁이는 자신의 소리들을 거침없이 쏟아내는 참여자들의 진정성이 있는 발언들은 금과옥조가 따로 없었다.

지금 난 인생의 지나온 길보다는 아직도 가야할 길이 멀다. 인간은 누구나 자신이 가보지 않은 길에 대한 두려움과 못 가본 길에 대한 아쉬움이 있다고들 한다. 그러나 난 감히 말할 수 있다. 이제는 어느 길을 선택하더라도 그 길에서 할 수 있는 일은 그 곳에서 최선을 다할 자신이 있으며 다른 길을 가 봤으면 어땠을까 하는 후회도 하지 않으려 한다. 왜냐하면 내 삶의 주인은 바로 나이므로 내가 원하는 길을 내가 찾아갈 것이기 때문이다. 설령, 가는 그 길에 큰 바위덩어리가 있어 길을 갈 수 없다면 문제의 큰 바위덩어리를 옮겨서라도 갈 것이다. 모든 문제는 해결을 위해 존재하고 그 해결의 과정에 감당할 수 없는 고통이 따른다 해도 그 고통을 내 것으로 수용한다면 그것은 더 이상 고통도 문제도 아니며 나의 내면을 더욱 단단하게 하는 계기가 될 뿐이다.

다양한 매체와 영상을 통해 내가 몰랐던 인간의 내면에 대해 보다 깊이 성찰하고 거듭나는 나를 보며 마냥 행복해하는 모습에서 이보다 더 좋은 강좌가 또 있을 까 싶다. 더군다나 바삐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잃어버린 나를 찾는 작업은 인생의 주인으로서 자신을 돌아보는 여유를 안겨 줄 것이며 자신은 물론 이웃과 함께 행복을 나눌 수 있는 세상을 보게 해주는 꼭 필요한 강좌라 자부한다.

내가 좋아하는 책읽기를 통하여 나 자신을 찾아가는 과정에 또 다른 세상이 있음을 알았고 그로 인해 지역사회에 봉사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것도 확인하게 되었다. 1년 전에는 생각지도 못한 일들이 내 주위에서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는 것을 보며 독서치료야 말로 내 인생을 한층 업그레이드 시킨 값진 강좌임을 분명하게 말할 수 있다. 내 안의 수수께끼를 풀고 당당하게 세상으로 나아가는, 전업주부에서 지역사회 활동가로 변모해가는 나를 보며 나의 행복에너지를 여러분과 함께 나누고 싶다. 그리하여 지역공동체사회의 진정한 리더로 활동하고자 한다. 잊고 있었던 나의 꿈을 되찾게 해주고 세상에는 감사해야 할 일들이 너무도 많음을 일깨워 준 독서치료강좌에 무한한 애정을 표한다.

끝으로 나와 같은 많은 이들이 체험형 독서를 통하여 진정한 자신을 발견하고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토대를 마련해 주신 김정근교수님께 감사드리며, 아울러 한 학기동안 치유의 효과를 볼 수 있도록 이끌어주신 김경숙 강사님과 나의 하나를 내놓고 훨씬 많은 것을 내게 주신 참여자들 모두에게 머리 숙여 고마움을 전한다. 나를 행복하게 해주신 여러분 진정으로 사랑합니다. 그리고 존경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