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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STITUTE OF EDUCATION 부산대학교 평생교육원 21세기 지식기반사회의 당당한 구성원을 배출하는 교육의 터전

수강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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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지도사(정도준 교수님) 수강 후기

김*환 2023-01-10 923

먼저 말씀드리자면, '절대 후회하지 않으실 테니 들으시라'고 강권하고픈 수업이었습니다.

사실 처음 한자지도사 과정을 들으리라 마음먹은 것은 '한자'라는 두 글자였습니다.

다섯 살 즈음 한자를 처음 접하여, 대학교에 입학할 때까지 15여 년간 한자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고, 친구들에 비해서는 상당히(?) 높은 수준의 지식을 가지고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같이 한자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만한 사람들이나, 그러한 모임 등이 없던 터라 '천착'해왔다는 말이 어울릴 것 같습니다.
그런 상태로 대학에 입학하여 생활하다 보니 한자에 대한 관심은 저절로 떨어지기 시작했습니다. 서술형 답안에 한자를 섞어 쓰거나, 리포트를 일부 국한문혼용체로 작성하는 경우를 그리 반기지 않으시더군요. 이런저런 과제와 팀 활동에 시간도 부족해지고, 코로나로 인해 도서관이 문을 닫아 종이 자전을 찾아보기도 어렵고, 한자를 사용한다는 것이 때로는 단점이 된다는 것도 느꼈던 것 같습니다.

평생교육원에서 '재학생 10% 할인'이라는 문자를 받고, 그냥 둘러볼까 하는 생각에 방문한 사이트에서 바로 '한자'라는 두 글자가 들어왔던 것입니다.
한 학기동안 정말 한자에 관심을 가지신 분들과 지내볼 수 있다면, 그리고 지금까지 쌓기만 했던 지식을 조금이나마 나누는 방법을 터득할 수 있다면 수강에 들어가는 비용이나 시간을 보전하고도 남는다는 계산이었습니다.

어떻게 말하자면 그 계산은 틀렸는지도 모릅니다. 남는 수준이 아니라 넘치는 수준이었기 때문입니다.

우선 한자를 정자로 쓰는 습관을 들일 수 있게 되었습니다. 평소에는 필순이나 자형을 신경쓰지 않고 빠르게 적는 데만 열중했었는데, 그 탓에 盡과 書와 같이 유사한 한자들을 대충 쓰느라 정확한 모양을 모르고 있던 것을 깨달은 것입니다.

다음으로, 교육에 대해 많이 생각해 볼 수 있었습니다. 가끔 한자에 대해 간단히 설명할 일이 있기는 했지만, 10-20대의 수준에 맞추기보다는 그저 '아는 것'을 늘어놓는 방식으로만 해 왔다고 생각됩니다. '모르는 것이 당연하다'는 교수님의 말씀대로, 최대한 이해할 때까지 반복해 보아야 할 듯합니다.

셋째, 한문과 문화 전반에 대한 지식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한자지도사 시험 자체는 명칭대로 '한자'를 가르치는 데 요구되는 지식을 요하지만, 교수님의 수업에는 '한자 지도'뿐만 아니라 논어와 맹자 등 고전 예문을 활용한 한문 문장구조의 해석법·허사의 활용법, 도롱이·죽마와 같은 생경한 단어에 대한 이해, 왕릉 등 전통문화에 연관된 지식 등 많은 것이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위에서 말씀드렸듯 '사람'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정말 다시 모일 기회가 생길는지는 모르겠지만, 반 년동안 같은 관심사를 공유하는 분들, 그리고 박식하고 열정 넘치시는 교수님과 함께한 것만으로도 즐거웠습니다.

함께 수학하셨던 학우 선생님 여러분, 그리고 정도준 교수님께 정말 수고 많으셨다고, 감사하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